다시 이어 쓸 2019년 이야기는 소설처럼 쓰기로 했어. 자전 소설처럼 말이야.
내 이야기지만 기로록은 거의 없고, 기억도 드문드문 나는 편인데다
대부분 그때 어땠는지 추측과 쥐어짠 기억으로 써야 하는 시절이거든.
게다가 이름도 (알 사람은 알겠지만) 가명 처리하고 쓰니까, 차라리 캐릭터로 생각해서
쓰는 게 나한테 편하고 솔직해지는 거라 생각이 들었어.
나는 사실 쓰는 것도 읽은 것도 대부분 소설이지 산문이 아니야.
남의 블로그와 홈페이지 일기는 즐겨 봤는데 이상하게 책으로 된 순간 읽기가 싫더라고.
물론 아닌 것들도 있지만 굳이 읽고 싶지 않다 생각했나 봐.
어릴 때 나는 현실이 싫었고 환상 속 세상으로의 도피를 늘 꿈꿨기 때문일지도 몰라.
더불어 십수 년 넘게 취미로 소설을 썼으니까 '날 것'이라는 형태로 담는 내 글이
너무 어색하고 낯설어서, 내 건데 내 거라 말하기 뭣한,
마치 너무 연약하고 귀해서 장롱 깊숙한 곳에 숨겨둔 보물처럼 느껴져서
더 쓰기 어려웠어.
문어체라고 해도 크게 바뀌는 건 없고, 종결 어미가 '-다.'로 끝나는 정도야.
이 챕터가 끝나면 다시 어투를 바꿀 수도 있고 안 바꿀 수도 있고...
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볼게. |